내 아이 아닌 우리 아이로 키우죠
[북스타트] 진달래어린이도서관 엄마 모임 ‘놀자’
출처; 한겨레신문
17일 인천시 부평구 진달래꽃어린이도서관. 일주일에 한번 있는 ‘놀자아’ 모임이 있는 날이다.
‘놀자아’는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잘 놀자는 의미로, 지난해 북스타트 꾸러미를 받은 엄마들 가운데 부평5동, 부개5동에 사는 엄마 7명이 만든 작은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열린 북스타트 후속강좌 수강을 마친 뒤 정기적 모임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고, 겨울을 난 뒤 날이 따뜻해진 올해 3월부터 모임을 시작했다.
오전 10시30분, 엄마들이 아이 손을 붙잡고 하나둘 도서관으로 들어선다. 도아 엄마와 동우 엄마가 싸온 고구마와 가래떡으로 배를 채우고 나자 오늘의 모임이 시작됐다.
놀이당번을 맡은 윤주엄마와 사무국장 류지현씨가 아이들의 촉각발달을 위해 시금치와 토마토쥬스를 넣어 만든 밀가루 반죽이 오늘의 주된 장난감이다. 울고 보채던 아이들은 밀가루반죽이 등장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더니 이내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만져보기에 바쁘다.
밀가루 반죽이 지겨워질 무렵, 류씨가 이번에는 그림책을 꺼내든다. 오늘의 그림책은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와 ‘응가하자, 끙끙’. 류씨의 맛깔나는 이야기 솜씨에 아이보다 엄마가 더 즐거워하는 듯하다.
행사 마지막은 류씨가 스크랩해 온 <한겨레> 북스타트 기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지역의 북스타트 사례를 보며 앞으로의 활동방향도 의논하고, 주위에 홍보할 마음도 다진다.
1시간30분 가량의 모임이 끝나도 엄마들은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에 대한 육아정보를 교환하고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른바 수다. 거기에 오늘은 먹고 남은 가래떡으로 떡볶이까지 해먹을 예정이다.
비록 한달밖에 안된 모임이지만 류지현 사무국장과 엄마들 사이에 싹튼 친밀감은 10년지기 못지 않다.
“이 시기의 아이들과 관련된 육아정보는 인터넷이 아니면 얻을 곳이 없습니다. 이런 소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건 내 아이만 잘 키우는게 아니라 ‘우리’의 아이로 잘 키워내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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